INNOCENT RIOPIA 천진난만 리오피아
2026.06.03 - 2026.06.28
Gallery MEME, Seoul
천진난만 리오피아 (INNOCENT RIOPIA)

작년, 첫아이가 태어났다. 아무 조건 없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몸으로 알았다. 그때부터 방향이 분명해졌다. 도달할 곳은 없다. 이미 지금 여기에 있다. ‘천진난만’은 그 상태를 가리킨다.

리오피아(RIOPIA)는 낙서에 몰입할 때 느껴지던, 현실을 벗어난 다른 세계의 이름이었다. 그러나 그 몰입은 벗어남이 아니라, 지금으로 돌아오는 과정이었다. 이제 리오피아는 장소가 아니다. 지금으로 향하는 방향이다.

리오코드(RIOCODE)는 그 방향을 다루기 위해 만든 개인적인 문자 체계다. 그라피티(Graffiti)의 태깅(Tagging)처럼 존재를 남기는 방식에서 출발했고,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변형하여 소리와 형태, 방향을 동시에 가지는 구조로 확장되었다. 리오코드는 읽고 해석하기 위한 암호 체계라기보다, 지금의 상태를 보이게 하는 번역 방식이다.

작업은 글이나 생각-언어에서 시작되지만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리는 과정에서 형태는 계속 변하고, 의미는 고정되지 않는다. 의미는 하나의 해석으로 묶이지 않는다. 화면 위에는 그 순간의 상태가 남는다.

크게 세 가지 방향이 있다. ‘빠른 방향(CODE1)’은 순간적인 생각과 감각을 즉각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이고, ‘느린 방향(CODE2)’은 반복되거나 오래 머무는 인식을 천천히 다루는 방식이다. 일부는 다시 선택되어 격자 안에서 ‘고정된 방향(CODE3)’으로 재구성된다. 서로 다른 속도로 지금이 기록된다.

지금의 방향을 기록한다. 지금 이 순간을 선과 기호의 형태로 남긴다. 그 기록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그 흐름의 방향이 리오피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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