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vs LOSE
KIM HANKI : I LOVE AI (Art Intelligence) & RIO JEE : I LOSE My Way
2024.11.08 - 2024.11.24
PBG THE HYUNDAI SEOUL, Seoul
Note - 전시를 준비하며


길을 잃는다 01

흐릿해진
동그라미 세모 네모 오 엑스 해 달 구름 별 무지개 풍선 상자 새 꽃 잎 불꽃놀이 분수 종이배 로켓 얼굴 물고기 컵 우주선 가면 선장 공룡 호랑이 비행기 자동차 나무 새싹 요정 깃발 파도 선인장 음표 카메라 가로등 자전거 거북이 귀뚜라미 메뚜기 행성 귤 바나나 그리고 또
멈춰진 발걸음
망가진 나침반
잊혀진 이야기
사라진 빛
길을 잃었다
다시
다시
걷는다


길을 잃는다 02

사랑, 존중, 이해, 친절, 공감, 배려, 관용…
삶이 너무도 바쁜 나머지 나와 내 주변을 진정 아름답게 만드는 마음가짐을 쉽게 잊습니다.
어쩌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것들임에도 말입니다.

가야 할 길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힘들고 귀찮다는 핑계로 다른 길을 향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너무나 쉽게 그리고 자주 길을 잃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 내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다시 돌아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조금 나을까요? 아니, 최신식 현대 문물이 아니어도 잃어버린 길 위에서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적어도 방향을 알 수 있는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면, 아니면 길잡이별이라도 볼 수 있다면 나는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마음은 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는 내면에서 보내는 그 신호를 조금 더 잘 느낄 수 있는 듯합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업을 하는 과정이 마치 잃은 길 위에서 가야 할 방향을 안내해 주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작업은 크게 두 가지(RIOFLO & RIOCODE)로 나눌 수 있습니다. RIOFLO는 마음이 보여주는 상(像)을 기호나 상징으로 기록하는 작업이고, RIOCODE는 마음이 보내는 소리, 내면의 목소리를 그림 문자 형식으로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알 수 없는 기호, 상징, 문자들이 많이 있는 그림이지만 이를 해석하기보다는 각자의 느낌으로 보고, 자신이 놓치고 있는 마음은 없는지, 자신이 잃은 길은 없는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ps. 그리고 어쩌면, 길을 잃었다는 것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가 생겼다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Back to Top